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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레스테롤 약, 임의 중단하면 '도로 아미타불'… 평생 관리 필요한 이유는
건강검진 결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 범위로 돌아오면, 환자들은 흔히 투약 중단을 고려하곤 한다. 이는 의료 현장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치료 순응도(adherence)' 문제로, 의료계에서는 환자의 자의적 판단에 의한 복용 중단을 우려한다. 이상지질혈증은 일시적인 증상이 아닌, 지속적인 관리가 필수적인 만성질환이기 때문이다.
이상지질혈증(dyslipidemia)이란 혈액 내 총콜레스테롤(t. cholesterol), 일명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수치가 높거나 혈관을 청소하는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은 상태를 말한다. 뚜렷한 자각 증상은 없으나, 적절한 치료 없이 방치할 경우 혈관 내벽에 지질이 쌓여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동맥경화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수치가 안정화된 이후에도 약물 치료를 유지해야 하는 의학적 근거는 무엇일까. 가정의학과 서민석 교수(가톨릭대학교인천성모병원)의 도움말로, 이상지질혈증 치료제의 작용 기전과 투약 임의 중단 시 따르는 위험성을 짚어본다.
약물은 콜레스테롤 생성 막는 '방어막'… 중단 시 수치 회귀 불가피
환자들 사이에서 이상지질혈증 약물이 혈관 속 지질을 씻어낸다는 오해가 있으나, 실제 기전은 이와 다르다. 대표적인 치료제인 스타틴(statin)은 간에서 효소를 억제해 ldl 콜레스테롤의 합성을 막는 역할을 한다. 즉, 이미 형성된 플라크(plaque)를 물리적으로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혈중 수치를 낮춰 동맥경화의 진행을 억제하는 '방어막'에 가깝다.
문제는 이러한 약리 작용이 투약을 지속할 때만 유효하다는 점이다. 서민석 교수는 "복용을 중단하면 1~2일 내에 약효가 사라지고, 2~3개월이 지나면 콜레스테롤 수치가 치료 전 단계로 다시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약물은 콜레스테롤 생성을 억제하는 역할을 수행하므로, 투약을 중단할 경우 수치가 치료 전 수준으로 회귀하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수치보다 중요한 '혈관 보호 효과', 약 끊으면 급격히 소실
약물 임의 중단 시 더 큰 문제는 단순한 수치 상승뿐만 아니라 혈관 보호 효과 소실에 있다. 스타틴 제제는 지질 저하 효과 외에도 혈관 내피 기능 향상, 항염증 및 항산화 작용, 혈전 생성 억제 등 부가적인 이점인 '플리오트로픽 효과(pleiotropic effects, 다면적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고된다. 이는 혈관 내 동맥경화반을 안정화하고 그 크기를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만약 투약을 중단하면 ldl 콜레스테롤 수치는 서서히 상승하지만, 이러한 혈관 보호 효과는 비교적 빠르게 사라질 수 있다. 서민석 교수는 "약물에 의해 나타났던 혈관 기능 개선, 항염 및 항산화 효과 등이 사라지게 되면서 심뇌혈관질환의 발생 위험이 급격하게 증가할 수 있기 때문에 임의로 중단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비록 약물이 이미 생긴 동맥 경화 소견을 완전히 없애주는 것은 아니지만, 기존의 경화반이 파열되어 혈관을 막는 급성 상황을 예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자의적 중단 기준은 없어"… 부작용 발생 시에만 의료진 상의해야
서민석 교수는 기본적으로 약물 복용 중단을 고려하는 기준은 없다고 선을 긋는다. 목표 수치에 도달했다 하더라도 지속적인 복용을 통해 그 상태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예외적으로 약물을 중단해야 하는 상황은 부작용이 발생했을 때다. 서 교수는 "간 수치의 상승이나 근육통이 유발되는 경우 등 부작용으로 인해 중단을 해야만 하는 상황 정도에만 중단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환자 입장에서는 평생 약을 먹어야 한다는 사실이 심리적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이에 대해 서 교수는 "약을 평생 먹어야 한다는 가벼운 부담보다는, 약 1개를 복용함으로써 앞으로 생길 수 있는 심뇌혈관 질환의 엄청난 부담을 예방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약물 효과 높이는 유산소·근력 운동, "매일 30분, 주 5회 실천해야"
이상지질혈증 치료에 있어 약물 요법이 필수적이나, 생활 습관 교정이 동반될 때 치료 예후는 더욱 향상될 수 있다. 서민석 교수는 "반드시 특정 운동만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효과적인 관리를 위해 하루 30분 이상의 중강도 유산소 운동을 주 5회 이상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조언했다.
규칙적인 운동은 ldl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감소를 유도하고, h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데 기여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통상 운동 강도가 세고 지속 시간이 길수록 지질 대사 개선 효과도 뚜렷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유산소 운동뿐만 아니라 근력 운동(저항성 운동)의 병행도 권장된다. 서 교수는 "저항성 운동 역시 ldl 콜레스테롤 저감 효과가 있다는 메타 분석 결과가 있다"며 "체중 감량과 근육량 보존을 위해 주 2회 이상, 1회당 20~30분 내외의 근력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임상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