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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심장에서 '잡음'이?... 소아과 교수가 말하는 '소아심잡음' 진단과 대처법
소아 환자의 진찰 과정에서 심장 박동음 사이로 비정상적인 소리가 청진될 때 이를 '소아심잡음'이라 한다. 심잡음은 그 자체로 질환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일부는 선천성 심장질환이나 기타 구조적 이상을 시사할 수 있어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소아청소년과 나재윤 교수(한양대학교병원)과 함께 소아심잡음의 정의와 임상적 의미, 그리고 소아 환자에서 심잡음이 발견됐을 때 보호자가 유의해야 할 점에 대해 심도 있게 살펴봤다.
소아에게 흔하지만 방치해선 안돼… 주요 심장질환 경고 신호 가능성
심잡음은 정상적인 심장 박동음 외에 들리는 잡음으로, 혈액이 심장의 판막이나 벽, 혈관을 통과하면서 나는 소리가 청진기를 통해 들리는 것이다. 나재윤 교수는 "아이들의 성장 과정에서 흔히 나타나는 증상으로, 연구에 따르면 소아의 절반 이상에서 일시적으로 심잡음이 들리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보통 1세 미만의 신생아와 영아의 경우 폐혈관 발달 과정에서 심잡음이 자주 들리고, 이후 초등학교 입학 직전부터 저학년 시기에도 흔히 발견된다.
성인의 심잡음은 대부분 병적인 원인에서 비롯되지만, 소아에서는 기능성 심잡음인 경우가 많다. 기능적 심잡음은 다른 말로 무해성 심잡음이라고도 하는데, 구조적 기형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혈류가 좁은 부위를 지나거나 소용돌이치면서 나는 소리다. 대개 일정한 패턴을 보이며 아이들의 성장 과정에서 자연히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반면 병적 심잡음은 구조적·기능적 이상에 의해 발생한다. 원인에 따라 강도와 위치, 음색이 다양하고 동반 증상이 있을 수 있어 반드시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
일반 진료 중에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 많아… "정밀 검사 필요할 수도"
소아심잡음은 대부분 일상적인 검진 중 우연히 발견된다. 나재윤 교수는 "외래 진료를 하다 보면 감기나 예방접종 때문에 다니던 병∙의원을 찾았다가 우연히 심잡음이 확인돼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며, "다른 나라에 비해 의료 접근성이 높고, 특히 국가에서 시행하는 영유아건강검진 항목에 심잡음 여부가 포함되어 있어 발견이 잘 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나 교수는 심잡음은 청진기를 통해 심장 소리를 들어봐야 알 수 있는 증상이며, 아이들 심장 소리를 계속 듣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들도 많이 어려워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일반 부모나 보호자들이 아이의 심잡음을 알아차리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니던 의료기관에서 심잡음 소견을 들었다면 소아청소년과, 특히 소아심장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아야 한다. 소아심장 전문의는 심잡음뿐만 아니라 나이, 키, 체중 등의 성장 상태, 신경 발달 상태, 문진과 다른 신체 진찰 소견을 종합해 정밀 검사 필요 여부를 판단한다.
기능적 심잡음 vs 병적 심잡음… 치료법은?
기능성 심잡음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경과 관찰이나 비교적 간단한 흉부 x-ray 촬영, 심전도 검사를 시행한다. 하지만 심잡음의 양상이 전형적이지 않거나 점점 커지는 경우, 심장병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심장 초음파를 통해 구조적·기능적 이상 여부를 확인하게 된다.
치료는 원인에 따라 달라진다. 기능적 심잡음은 치료가 필요하지 않고, 아이의 성장 과정을 지켜보면서 소리가 사라졌는지 경과를 관찰하면 된다. 반면 병적 심잡음은 원인 질환에 따라 치료와 경과가 크게 달라진다.
나재윤 교수는 "일부 심장질환은 결손의 크기가 작고, 정도가 심하지 않으며 동반 증상이 없는 경우 경과를 살펴보는 편이지만 경우에 따라 카테터 시술을 통한 결손 폐쇄, 판막성형술, 조기 심장 수술, 항생제 치료 등 다양한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치료 후 경과 역시 원인 질환과 치료법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심잡음이 있는 아이... 보호자가 살펴야 할 주요 증상은?
심잡음이 발견된 아이, 또는 소아심잡음으로 치료를 받은 아이들의 보호자는 다음과 같은 증상이나 현상이 나타나는지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 놀이 또는 야외 활동 중 또래에 비해 쉽게 숨이 차거나 체력이 약한 경우
• 키에 비해 체중이 유난히 늘지 않는 경우
• 이유 없이 입술이나 얼굴이 창백해 보이는 경우
• 흉통, 두근거림, 갑작스러운 실신이 나타나는 경우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면 빠른 시일 내에 소아심장 전문의에게 다시 진료를 받아봐야 한다. 또한 건강한 아이의 보호자들도 예방접종이나 영유아건강검진 등 주기적인 검진 시기에 맞춰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에게 진찰받는 것을 빠뜨리지 말아야 한다.
나재윤 교수는 심잡음은 진찰 소견일 뿐 곧바로 심장 질환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대부분은 무해성 잡음으로 사라지지만 드물게 중요한 심장병 신호일 수도 있어 심잡음 소견이 있는 아이의 경우 한 번쯤은 반드시 소아심장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아볼 것"을 권했다.
또한 "대부분의 경우 특별한 문제가 없더라도, 내 아이에게 질환이 숨어 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면서 드물게 선천성 심장질환 등 중대한 질환이 숨어 있을 수 있으니, 의심되는 증상이 있어 아이의 건강이 걱정될 때는 전문가에게 정확하게 확인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