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시간안내
- 평일 09:00 - 18:00
- 토요일 09:00 - 12:30
- 점심시간 12:30 - 14:00
일요일/공휴일 : 휴진
일요일/공휴일 : 휴진
062-972-7575
홈으로_ 커뮤니티_ 칼럼
가수 보아, '골괴사' 진단에 콘서트 취소…어떤 병이길래?
가수 보아(39)가 다음 달 예정이었던 데뷔 25주년 기념 단독 콘서트를 전면 취소했다. 지난 15일 보아의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는 "보아가 최근 심해진 무릎 통증으로 병원을 찾았고, 정밀 검사 결과 '급성 골괴사' 진단을 받았다"라며 "무리한 신체 활동, 춤과 같은 퍼포먼스를 삼가고 빠른 시일 내에 수술을 진행해야 한다는 의료진 소견에 따라 콘서트를 취소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골괴사는 뼈로 가는 혈류가 차단되면서 뼈조직이 괴사하는 질환이다. 초기에는 증상이 없거나 미미해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흔하지만, 방치 시 심각한 합병증과 후유증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골괴사의 발병 원인과 주요 증상 및 치료 방법은 무엇인지, 정형외과 전문의 선상규 원장(코끼리정형외과의원)의 도움을 받아 자세히 살펴본다.
뼈조직이 죽는 병... 골절·탈구 등이 주요 원인
뼈는 겉으로 보기엔 단단하고 변하지 않는 구조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골수와 미세혈관이 촘촘히 분포된 살아 있는 조직이다. 이들 혈관은 골막, 골수강, 근육, 인대 등의 조직을 통해 산소와 영양분을 지속적으로 공급하면서 뼈가 정상적으로 유지되도록 돕는다.
그러나 여러 원인으로 인해 뼈세포에 혈액 공급이 원활하지 않으면 조직이 점차 괴사하며 뼈가 죽게 된다. 이로 인해 관절 기능이 저하되고 만성적인 통증이나 관절 붕괴 등을 유발하는 질환이 바로 '골괴사(avascular necrosis)'다. 과거에는 무혈성 괴사로도 불렸다.
선상규 원장은 "골괴사의 가장 흔한 원인은 골절이나 탈구 등 외상에 의해 뼈로 가는 혈관이 손상되거나 압박되는 경우다"라며 "스테로이드의 장기 복용이나 과도한 음주 역시 혈액 내 지방 축적을 유도해 혈류를 방해하고, 혈전이나 지방 색전을 유발해 골괴사 위험을 높인다"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뼈 내부 압력 증가로 인해 혈관이 눌리거나, 특정 약물·화학물질이 뼈세포에 독성을 일으키는 경우에도 골괴사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흡연을 비롯해 당뇨병, 만성 신장질환, 자가면역 질환 등 전신에 영향을 미치는 만성질환들도 골괴사 발병 위험을 높이는 간접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골괴사는 대체로 서서히 진행되는 만성 질환이지만, 드물게 급성으로 빠르게 진행되는 형태도 있다. 보아가 진단받은 '급성 골괴사'는 통증이 갑자기 시작되며, 비교적 짧은 기간 안에 뼈가 괴사하고 기능 저하가 빠르게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서서히 진행되는 골괴사...'대퇴 골두 괴사' 가장 흔해
골괴사의 증상은 병변이 발생한 부위와 질환의 진행 정도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선상규 원장은 "초기에는 특별한 이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질환이 진행되면서 뼈가 함몰되거나 관절 연골이 손상되고, 그에 따라 통증과 움직임의 제한이 점차 뚜렷해진다"라고 설명했다.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부위는 대퇴골두(고관절)다. 대퇴골두는 체중의 하중을 직접 받는 부위이면서, 혈액 공급이 제한적인 구조를 갖고 있어 혈류 장애가 생기면 쉽게 괴사로 이어질 수 있다. 주로 40~50대 성인 남성에서 자주 발생하며, 사타구니, 엉덩이, 허벅지 앞쪽 또는 무릎까지 통증이 방사되는 양상을 보인다.
이 외에도 골괴사는 다양한 부위에서 발생할 수 있다. 손목 주상골 괴사는 손목 바깥쪽(요골 부위)에 통증이 나타나며, 주먹을 쥐거나 물건을 들 때 통증이 심해진다. 발목의 거골 괴사는 발목 앞쪽 또는 안쪽에 통증이 생기며, 보행 시 증상이 악화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상완골두 괴사는 어깨 관절을 이루는 상완골 머리 부분에 괴사가 생기는 경우로, 어깨 앞쪽 또는 옆쪽에 불편감이 느껴지고 팔을 들어 올릴 때 통증이 더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mri로 초기 단계 골괴사 진단 가능... 심하면 수술치료 고려
골괴사의 진단은 환자의 증상, 병력 청취와 더불어 영상 검사를 통해 이루어진다. 주로 단순 방사선(x-ray), 자기공명영상(mri), 골 스캔, 전산화 단층 촬영(ct) 등을 진행한다.
선상규 원장은 "초기에는 x-ray에서 이상 소견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고, 질환이 어느 정도 진행돼 뼈 밀도가 변하거나 함몰이 생긴 뒤에야 비로소 확인되는 경우가 많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mri는 골괴사의 가장 정확하고 민감한 진단 검사로, 초기 단계의 골괴사도 진단할 수 있다"라며 "뼈의 부종, 괴사된 부위의 경계 등을 명확하게 보여준다"라고 전했다.
골 스캔은 mri 만큼 정밀하지는 않지만 전신적으로 여러 부위의 골괴사 여부를 확인하는 데 유용할 수 있다. ct 역시 뼈의 구조적인 변화, 특히 함몰이나 골절 여부를 자세히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mri 만큼 초기 진단에 민감하지는 않다.
골괴사는 반드시 수술을 요하는 질환은 아니다. 진행 정도, 괴사 부위, 환자의 나이 및 활동량 등을 고려하여 치료 방침을 결정한다. 초기 단계에서는 비수술적 치료가 원칙이다. 우선 해당 관절에 가해지는 부하를 줄이기 위해 목발이나 보조기 등을 사용하고, 생활 습관 조절로 뼈의 추가 손상을 막는다.
약물은 통증과 염증을 줄이기 위해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가 사용되며, 뼈가 더 이상 파괴되지 않도록 돕는 골흡수 억제제인 비스포스포네이트를 처방하기도 한다. 또한, 뼈로 가는 혈액의 흐름을 개선하기 위해 혈관을 넓혀주는 혈관 확장제, 혈액이 굳어 혈관을 막지 않도록 하는 항응고제도 사용할 수 있다.
관절이 굳지 않도록 움직임을 유지하는 물리치료도 중요하다. 적절한 운동과 재활 치료를 통해 관절의 운동 범위를 지키고, 기능 저하를 방지할 수 있다. 선 원장은 "질환이 일정 이상 진행됐거나 보존적 치료에 반응이 없는 경우에는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라며 "중심 감압술, 뼈 이식술, 절골술, 인공 관절 치환술 등 다양한 수술 방법이 상황에 따라 시행된다"라고 전했다.
조기 치료로 합병증 예방해야... 생활 속 관리도 중요
골괴사는 조기 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한 질환이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괴사된 뼈가 지지력을 잃고 관절면이 무너져 함몰이나 파괴, 퇴행성 관절염으로 진행될 수 있다. 병이 악화되면 관절의 변형이나 강직이 발생할 수 있고, 일상생활이나 직업 활동에도 심각한 제약을 주게 된다.
선상규 원장은 "초기에 치료를 시작하면 통증을 조절하고, 관절의 퇴행성 변화나 추가적인 뼈 손상 등 합병증을 예방하거나 최소화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골괴사를 완전히 예방하기는 어렵지만, 위험 요인을 조절하고 생활 습관을 개선하면 발병 가능성을 낮추고 질환의 진행을 늦출 수 있다. 스테로이드제로 치료할 경우에는 반드시 의사의 처방에 따라 필요한 경우에만 최소 용량으로, 최단기간 사용해야 하며, 임의로 복용하거나 중단해서는 안 된다.
음주와 흡연은 골괴사의 위험 요인이 되므로 끊는 것이 좋다. 또한 과체중이나 비만은 관절에 과도한 부담을 주는데, 특히 하체 관절에서 골괴사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으므로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칼슘과 비타민 d가 풍부한 식단, 균형 잡힌 영양 섭취, 규칙적인 운동은 뼈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된다. 단, 과격한 운동은 피하고, 본인의 상태에 맞는 무리 없는 운동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선 원장은 "골절이나 탈구를 유발할 수 있는 사고를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다"라면서 "관절에 불편감이나 통증이 느껴진다면 지체 없이 병원을 찾아 진찰을 받아야 한다"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