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나타나는 대표적인 부작용인 림프절병증의 악성 여부를 조직검사 없이 진단할 수 있는 감별기준을 개발했다. 코로나19 백신 부작용으로 발생하는 림프절병증은 림프절이 붓는 것 외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으며 최대 28일 동안 지속된 뒤 사라진다는 특징이 있다.
백신 부작용 '림프절병증'...악성과 구분 쉽지 않아림프절은 전신에 퍼져있는 림프관의 중간에 위치한 콩 모양의 주머니다. 주로 목, 겨드랑이, 사타구니에 무리를 지어 분포하며, 면역 작용을 하는 림프구를 만들어 신체를 방어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림프절이 붓는 질환을 통칭해 '림프절병증'이라 한다. 2.5cm 이내의 림프절은 감염, 자가면역 질환, 또는 종양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커질 수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백신의 부작용으로 림프절병증을 겪는 사례도 적지 않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겨드랑이에 림프절병증이 발생하는 비율이 초음파 및 ct검사를 받은 사람 중 많게는 66%에 달할 정도로 흔하다.코로나19 백신 부작용으로 발생한 림프절병증은 대개 자연스럽게 사라지지만, 증상만으로는 흑색종과 같은 악성 림프절병증에 의한 것인지 구별하기 쉽지 않다. 이에 의료기관에서 악성종양을 확인하기 위한 조직검사가 과하게 이뤄지는 경향이 있었다. 그런데 최근 코로나19 백신 부작용으로 생기는 림프절병증을 악성 림프절병증과 구별할 수 있는 감별기준이 만들어져 불필요한 조직검사를 줄일 수 있게 됐다.
초음파 이상점수로 악성여부 진단 가능해져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외과 이장희 교수, 영상의학과 임지혜 교수 연구팀은 2021년 6월부터 2022년 4월까지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초음파검사를 받은 592명을 분석했다. 전체 검사자 중 113명(19.1%)에게 림프절병증이 발생했고, 113명에게 나타난 림프절병증은 모두 악성이 아닌 양성이었다.연구팀은 먼저 림프절병증의 악성도를 확인하는 기존 초음파검사 평가방법으로 코로나19 백신 부작용으로 생긴 림프절병증 환자그룹의 특징을 분석했다. 림프절병증의 악성도를 평가하는 7가지 초음파검사 결과 특징인 ▲림프절 피질(겉층)의 최대 두께(4.5mm 미만 또는 이상) ▲림프절의 모양(타원형 또는 원형) ▲림프절 경계의 불규칙 정도 ▲비대칭적인 피질 비후(딱딱해지고 두꺼워짐) ▲림프절 일부인 지방문의 보존 여부 ▲부어오른 림프절의 개수 ▲부어오른 림프절의 위치 등을 적용해 분석했다.그 결과 림프절 피질의 최대 두께와 비대칭적인 피질 비후 등 2가지 특징에서 악성 림프절병증의 초음파검사 결과와 유사한 특징이 확인됐다. 특히 림프절 피질의 최대 두께에서 나타나는 악성 림프절병증과의 유사성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4주 이내에 초음파검사를 했거나 mrna 계열의 백신(화이자, 모더나)을 접종한 경우 더욱 강해졌다.
연구팀은 림프절병증의 악성도를 평가하는 7가지 초음파검사 결과의 특징을 바탕으로, 코로나19 백신 부작용에 의한 림프절병증을 감별할 수 있는 새로운 림프절 이상점수를 개발했다. 새로운 림프절 이상점수는 7점 만점으로 점수가 낮을수록 양성 가능성이, 점수가 높을수록 악성 가능성이 높다. 해당 점수를 113명의 양성 림프절병증 그룹에 적용한 결과, 평균점수는 2.45점으로 낮게 나타나 악성 림프절병증의 가능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이장희 교수는 “이번에 새롭게 개발한 림프절 이상점수를 통해 기존에 림프절병증의 악성도를 평가하는 기준만으로는 구별이 어렵던 코로나19 백신 부작용에 의한 림프절병증을 감별할 수 있게 돼 불필요한 조직검사 및 수술을 최소화할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다.임지혜 교수는 “초음파검사 시기가 백신을 맞은지 4주 이내거나 mrna 계열 백신을 맞은 경우 악성 림프절병증으로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해야 하며, 따라서 조직검사 결정 시 림프절 이상점수를 기준으로 여러 요인들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이번 연구 결과는 scie급 국제학술지인 ‘임상 영상(clinical imaging)’ 1월호에 게재됐다.